부모의 노후 생계에 대한 가족의 책임의식이 크게희박해지는가 하면 노인 2명 중 1명은 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 등 전통적인가족 관계가 크게 수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고 2019년에는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 통계는 통계청이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등 유관 기관들의 고령자 관련 자료를 모아 올해 처음으로 작성한 것으로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초과하면 `고령 사회', 20%를 돌파하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통계청은 우리 나라의 경우 고령화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나 의료.보건, 복지 등에서 준비가 부족해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후 생계 `스스로 해결해야' 2002년 노부모 봉양에 대한 견해에서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가 70.7%로 98년보다 19.2% 포인트나 낮아진 반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9.6%로 1.5% 포인트 높아졌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18.2%였다. 아직까지는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지만 갈수록 가족 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세태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이 10명 중 1명 꼴로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셈이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견해도 이를 수용하는 모습이다. 부모의 노후 생계를 주로 장남이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28.5%로 98년에 비해 11.8% 포인트나 하락한 반면 '스스로 해결'은 13.6%로 4.7% 포인트가 상승했다. `향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같이 살고 싶다'가 53%, `같이 살고 싶지 않다'가 45.8%로 나타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노인이 자녀와의 동거를 원치 않는 것도 이런 세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노인들이 자녀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급여 수준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25-29세'의 월급을 100으로 할때 `60세 이상' 남자는 2001년 108.1%에서 2002년 98.9%로 감소했로 여자도 2001년 84.9%에서 2002년 71.8%로 크게 떨어졌다.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태도도 공경하지 않는 편이 51.8%로 공경하는 편인 39.2%를 훨씬 웃돌았다. ◆2030년에는 2.8명당 노인 1명 부양 15-64세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년 부양비는 2003년의 11.6%에서 2020년에는 21.3%, 2030년에는 35.7%로 각각 높아질 전망이다.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에는 생산 가능 인구 8.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으나 2020년에는 4.7명당 노인 1명, 2030년에는 2.8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는 셈이다. 고령화 속도가 도시 지역에 비해 농촌 지역이 훨씬 빠른 것은 젊은층의 농촌 이탈에 따른 것으로 농촌 지역의 고령화율은 2000년에 14.7%로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 급증과 세태의 변화로 2000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9명은 1세대 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16명에 달했다. 혼자 사는 노인 인구는 지난 1990년 8.9명에서 10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65세 이상 42.5% 신체적 의존 상태 신체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노인이 많지만 제대로 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2001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42.5%가 신체적 의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상 생활의 기본적인 동작에 제한을 받는 노인도 11.8%나 됐다. 또 이들 중62.4%가 지난 1년간 관절염이나 고혈압을 앓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2000년 고령자의 장애 출현율은 65-69세 9.6%, 70세 이상은 11.4%였다. 지난해 60세 이상 인구의 사망 원인은 남자는 암, 여자는 뇌혈관질환이 각각 수위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