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북한을 방문했던 커트 웰던(공화.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이 10명의 미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내달 말 3박4일 일정으로 다시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방북은 6자회담(8.27∼29) 후속 회담에서는 미국측이 북한측의 일괄타결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당초 10월 중 열릴 것으로 기대되던 후속회담이 11월로 미뤄지는 분위기 속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또한 최근 6자회담 논의차 방북하려던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상무위원장의 방북 일정이 북한측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돼 웰던 의원의 메신저 역할이 특히 주목된다. 다만 부시행정부는 웰던 의원의 방북 및 그가 북측에 제시한 해법에 대해 `개인차원'이라고 평가절하한 바 있어 이번 그의 방북에 섣부른 기대를 걸 수는 없다는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말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한측은 웰던 의원이 5월말 방북때 북한측에 제시했던 2단계 해법과 유사한 `일괄타결도식'과 '동시행동순서'를제시했지만 미국측은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웰든 의원이 한 달 뒤의 방북 일정을 자신의 입으로 공개해 그의 재방북이 부시행정부의 대북 접근과는 무관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6자회담이 사실상 결렬되고 북한측이 `백해무익'한 회담이었다며 거듭 6자회담 무용론을 지적하자 미국 조야에서는 다음번 회담에서는 미국이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측의 일괄타결도식을 미국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더이상 6자회담에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4월 3자회담과 8월 6자회담 두 차례 미국의 무성의를 확인한 북한이 또 한 차례의 다자회담에 나오기 위해서는 미국의 확답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 부시행정부의 대북 접근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측도 북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잇따라 표시하고 있어웰던 의원의 재방북 및 그가 전할 메시지의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측이 북한의 일괄타결도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더라도그것은 웰던 의원의 안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과 미국내 많은 정책 조언자들이 그의 해법을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했고 웰든 자신도 첫 방북 뒤인 6월25일 한미동맹 체결 50주년을 기념하는 한 만찬모임에서 자신이 제안한 2단계 해법이 앞으로의 북-미 협상의 기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26일 한인 미주이민 100주년과 한-미동맹 50주년 기념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10월말 방북 계획과 함께 자신이 북측에 제시한 `조건부 불가침조약' 체결안을 다시 언급하며 `대화'를 강조했다. 이런 그의 언행은 자신의 한반도 핵 문제 해법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클린턴정부때 의회에서 국가안보위원회를 이끌었고 지금도 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6자회담이 열릴때인 지난달 말에는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극비시설인 시베리아 젤레즈노고르스크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저장시설을 둘러보는 등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와 관련한 미국의 전략에서 그는 사실상 핵심적역할을 하고 있다. 6자회담 이후 정세나 미국 조야의 움직임 및 웰던 의원의 정치적 비중 등으로미뤄볼때 이번에 그가 평양에 들고 갈 해법 또는 모종의 메시지는 앞으로 열릴 후속6자 회담 및 향후 북-미 관계 향배에 중요한 로드맵이 될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