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의 납부일을 하루라도 넘기면 그 세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토록 규정한 지방세법 조항은 헌법에 불합치된다는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방세법을 새로 개정할 때까지 지방자치단체는 당분간 미납 취득세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지 못하게 됐으며 기존에 부과된 가산세에 대한 집행도 중단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권성 재판관)는 25일 최모씨가 "취득세 납부기한을 하루를 넘겼다고 20%의 가산세를 물리도록 규정한 지방세법 제121조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미납일수에 비례해 가산세를 부과하는 국세와 달리 미납기간과 미납세액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를 산출세액의 20%로 규정한 것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고 있어 헌법상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최모씨는 지난 2002년 4월 30일 건물을 취득하고 같은해 5월1일 취득세를 자진신고했으나 납부기한인 같은달 30일을 하루 넘겨 31일 취득세를 납부했다. 이에 도봉구청장이 이 법률조항을 적용해 취득세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행정자치부는 이같은 헌재 결정과 관련,취득일 이후 30일 이내로 돼 있는 납부일을 넘겼더라도 해당 관청에서 고지서를 통보하기 이전에 납부하면 가산세율을 최고 절반까지 낮춰줘 10%를 적용할 계획이다. 헌재는 이와 함께 '공무원연금법과 군인연금법 일부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심판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2호와 군인연금법 제21조 2호는 퇴직(역)연금 또는 조기퇴직(역)연금 수급자가 연금지급정지 대상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에 재취업했을 경우 퇴직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관련법 조항은 연금지급정지의 대상이 되는 정부투자기관·재투자기관 및 정부재정지원기관에 관해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지 않아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김모씨 등 7명은 20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후 아시아나항공에 재취업해 근무하던 중 아시아나항공이 연금지급정지 대상기관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퇴직연금액의 50%를 지급정지하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으며 법원은 직권으로 위헌제청을 신청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