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국적군의 이라크파병 문제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당초 유엔총회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여론이 파병에 우호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 내 여론조차도 그의 기조연설(23일)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실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부시 대통령의 유엔연설은 최근 지지율 하락을 염두에 둔 국내 선전용"이라고 혹평했다. 파병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유엔총회 개막 이후에도 여전히 미국측에 우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음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의회 증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이날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유엔결의 여부를 불문하고 다국적군이 대규모로 이라크에 파병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다국적군은 많아야 1만5천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 인도 터키 파키스탄 등에 요청한 파병이 희망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국가방위군과 예비군을 동원하는 문제까지 적극 검토 중이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 부의장은 "다른 국가들이 군대를 파견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희망은 계획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는 방위군 소집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로 구성되는 국가방위군의 파병은 적지 않은 논란거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미국의 고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