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간 후진 양성에 힘써 온 명예교수가 퇴직금과 사재를 모은 5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해 화제다. 동국대는 이 대학 화학과 박관호 명예교수(79)가 평생 연구활동에 전념하며 한푼 두푼 모은 돈에 퇴직금을 보태 마련한 5억원을 학교측에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51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58년부터 31년간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활동에 몸담아 온 박 명예교수는 70년대에 한국공해방지협회 전문위원,과기처공해분야 전문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일찍부터 환경문제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평소 입버릇처럼 후학들을 위해 장학기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해온 그는 교수로 재직할 당시 호화로운 취미활동보다는 유도 등의 운동을 즐기며 가까운 거리는 자가용 대신 버스를 고집하는 등 소박한 모습으로 일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명예교수는 "최근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교육의 미래가 걱정된다"면서 "후학들이 좀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화학과 성용길 교수는 "박 명예교수는 50여년 이상을 후진양성에 힘써온 참 교육자였다"면서 "후학과 학문을 사랑하는 그의 깊은 뜻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이 기탁금을 '박 명예교수 연구장학기금'으로 명명해 별도 관리하고 기초과학분야 석·박사과정 연구장학기금으로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