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최대의 경제적 사건인 `아시아의 부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지난 200년간 계속된 유럽과 유럽의 자손인 북미의 세계경제 지배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 진단했다. 이 신문은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아시아 경제 특집 `아시아 임팩트(Asia's Impact)' 1회분 기사에서 "유럽은 과거이고 미국은 현재이지만 세계경제의 미래는 중국이지배하는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신문은 아시아의 선발주자인 일본은 세계를 변화시키기에는 경제 규모가 작고내부지향적이라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엄청난 인구와 자원을 보유한 중국의 부상은틀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경제체제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는 인도 역시중대 변수로 지목됐다.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동 아시아와 남 아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6%를, 일본, 중국, 인도, 한국 4개국은 이 지역 전체 GDP의 85% 점하고 있다. 아직도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구매력평가(PPP) 지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PPP 지수를 기준으로 2002년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그 뒤를 일본과 인도가 뒤따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인도 3국은 PPP 지수 기준으로 이미 지역 GDP의 4분의 3을 차지한다고 신문은 말했다. 아시아의 동부와 남부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제 규모나 여건이 다양해 일반화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세계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 ▲경제성장으로 빈곤인구 감소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신문은 PPP 기준 선진국의 1인당 GDP가 평균 2만8천달러인 반면 중국은 4천400달러, 인도는 2천600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안정과 정책개선이 이뤄진다면 아시아 경제는 향후 10여년간 폭발적 성장을 계속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부상은 이제 막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경제의 부상은 세계경제에 적어도 3가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중국이 공산품, 특히 노동집약적 공산품의 최대 생산기지가 될 것이고 이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 원자재, 식량 등을 수입해 세계경제의 교역조건이 변모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높은 저축률에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아시아의 금융산업이 장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편입됨으로써 세계는 최고의 저축률과 역동적인 경제를 포함하는 새로운 금융시장을 갖게될 것이다. 여기에 인도가 연간 8%의 성장률 달성에 필요한 개혁을 완료해 아시아의 부상에동참한다면 아시아를 향한 세계경제의 중심축 이동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신문은 인도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에도 일본 인구의 10배가 넘는 중국의 급부상으로 아시아는 향후 10여년 내에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