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허리케인 '이사벨'이 강타한 워싱턴일원은 마치 태풍이 도시와 마을 전체를 흔들어 놓은 듯 강변 범람과 주택파손, 도로 침수, 꺾어진 수목과 전선, 잡목의 도로점거 등으로 어수선하기 그지없다.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 주요 도시의 거의 모든 도로는 20일 부서진 수목과 전선, 잡목 및 온갖 낙엽으로 차량소통에 상당한 애를 먹었으며 포토맥강변 주택들은 침수로 연 사흘째 커다란 고통을 당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시만해도 10만5천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으며 버지니아 주 일대도수십만 가구가 주말인 이날까지 대부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연 사흘째 암흑속에서지내고 있다. 게다가 워싱턴 일원 주택과 인근 버지니아 주의 경우, 태풍 피해가 심한 지역은아직까지 전기에 수돗물마저 공급되지 않아 생활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형 슈퍼마켓과 가게들마저 문을 닫아 생필품 구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 일원 주요 간선도로는 이날 현재 비교적 정상을 되찾았으나 일반 주택가도로와 골목 길은 아직 청소할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어 주민들이 직접 나와 손으로부러진 나무와 잡목을 치우고 있다. 워싱턴의 경우, 부러진 수목으로 각각 수십채의 집이 전파 또는 반파됐으며 간선도로 주변 300여그루의 나무가 강풍으로 꺾어졌다. 워싱턴 인근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 또 워싱턴 시 주요 간선도로 신호등이 100여개 이상 작동되지 않아 교통소통도커다란 지장을 받고 있다. 신호등 고장으로 교통사고도 속출, 벌써 1명이 사망하고여러 명이 부상했다. 신호등 뿐 아니라 일부 학교와 공공건물, 상가에도 아직까지 전기가 들어오지않아 저녁이면 곳곳에 촛불을 켜놓고 밤을 새우고 있는 형편. 더욱 심각한 것은 급수문제. 워싱턴 일원 상가와 주택가에 수돗물 공급이 끊긴 곳이 적지 않아 주민들이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지역 일부 주민들은 음식을 마련할 길이 없어 점심때와 저녁때면가족과 함께 인근 정상영업중인 식당을 찾아 이들 식당은 때아닌 호황으로 즐거운비명. 또 정전사태와 급수중단이 길어짐에 따라 전등과 전지, 그리고 초, 식수 등이동이 났으며 이에 일부 주민들은 비상으로 확보한 초와 식수 및 음식물을 서로 나누며 이웃정을 과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에 있는 대통령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머물렀다. 워싱턴에는 지난 2001년 9.11 테러공격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연쇄 저격살인공포와 지난 연말 기록적인 대폭설 그리고 이번에는 허리케인 강타로 잇단 고통을겪는 등 `재앙'이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