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는 19일 이스라엘에 대해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추방 위협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유엔 총회의 이번 결의는 찬성 133표, 반대 4표, 기권 15표로 통과됐으며 안보리 결의와 달리 거부권은 행사할 수 없으나 법적 구속력은 없다. 결의안은 "점령당국인 이스라엘은 선거로 뽑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 어떤 유형의 추방이나 안전에 대한 위협을 중지해야하며, 테러와 도발, 자극이나파괴 등 모든 종류의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결의는 지난 16일 미국이 비슷한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해 "이스라엘을 공격해온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에 의한 위협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않아 형평에 어긋난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뒤 나온 것이다. 미국은 이번에도 반대표를 던졌고 이스라엘,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가 역시 반대했다. 반면 유럽연합(EU)국가들과 아랍국가들을 비롯, 일본과 중국 등 유럽과 아시아,아프리카 지역국가들은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으며, 캐나다와 페루, 호주 등은 기권했다. 회원국 중 35개국 이상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평화를 위한 로드맵에 집중해야한다며 "유엔에서 이런 식의 일방적인 비난이 다시 제기돼 매우 실망스럽다. 유엔은 이번 총회첫 머리에 평화노력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채택했어야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와 유엔 총회의 결의안은 최근 팔레스타인의 몇차례 폭탄테러 이후이스라엘이 라말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 머물고 있는 아라파트를 추방하겠다고 천명한데 이은 것이다. 이날 총회 결의 채택에 앞서 아랍 국가들에 의해 진행된 토론에는 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 대표의 설전이 또 다시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대표 나세르 알-키드와는 이스라엘이 아라파트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한데 대해 "우리 지역에 처음으로 테러를 도입한 것이 이스라엘이며 이스라엘은거대권력의 비호 아래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미친 정부가 이끄는 나라"라고 맹렬히비난했다. 이에 맞서 단 길러먼 이스라엘 대사는 아라파트는 수십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고통스럽게 한 테러를 계속해왔다고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유엔총회의 이번 결의에 대해 "이스라엘과 그 지지국들에 대한 회초리"로 "아라파트와 팔레스타인 인에 대한 대다수 유엔회원국의 지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의 라난 기신 대변인은 "의미없다"고 일축하며 "그냥 선언일뿐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지 W.부시 미국대통령은 아라파트를 "지도자로서 실패했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평화를 원한다면 테러와 싸우겠다고 100% 약속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가 중동평화를 위한 노력을 좌초시키고 있으며 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도 무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비 파즈너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바로 우리가 아라파트에 대해하고 싶은 말을 확인시켜준 발언으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총리 지명자인 아흐메드 쿠레이는 미국은 아라파트를 진정한협상 파트너로 대접해야한다며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평화노력을 해칠 뿐이라고 반발했다. (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