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시작되는 하반기 채용시장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예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온라인 취업전문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올 하반기 취업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약간 웃도는 1만1천9백57명이다. 그러나 채용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체감숫자는 이보다 훨씬 크다. 지난 6월 각 취업사이트들 조사에서 채용 규모가 최고 43.1% 감소할 것이란 '최악의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악의 수준은 면했더라도 취업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문'은 예전 수준으로 여전히 좁지만 최근 몇년간의 만성적 취업난으로 취업 재수생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다. ◆ 채용시기는 9,10월에 집중 =인크루트가 3백81개 상장·등록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백개사(52.5%)가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계획이 없다는 곳은 86개사(22.6%), 미정은 95개사(24.9%)였다. 채용규모는 1만1천9백57명으로 지난해 하반기(1만1천9백16명)보다 0.3% 증가했다. 이 중 신입직이 70.3%를 차지했다. 신입직 채용형태에 대해서는 공채를 실시하겠다는 기업이 55.0%, 수시채용과 공채 병행 기업이 39.5%를 각각 차지했다. 채용시기는 9월 33.5%, 10월 32.5%, 11월 20.0%, 12월 14.0% 등으로 나타나 9∼10월에 채용이 집중되고 있다. ◆ 전기ㆍ전자 자동차 '맑음' =전기ㆍ전자, 자동차, 조선ㆍ철강 업종은 채용규모를 늘려 채용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용 규모가 가장 많은 업종은 전기ㆍ전자로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19개사가 지난해보다 14.3% 많은 4천1백90명을 뽑겠다고 대답했다. 상반기 비교적 우량한 실적을 거둔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8% 증가한 1천8명으로 집계됐다. 채용 규모를 확정한 주요 기업은 삼성전자(1천3백명)가 가장 많고 LG전자(8백명), 현대ㆍ기아차(8백명), 삼성중공업(1백20명), 포스코(2백명) 등이다. 정보통신부문에선 조사대상 48개사중 64.6%인 31개사가 채용계획을 세웠고 이들 기업의 채용인원은 8백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 유통ㆍ식음료ㆍ금융 '흐림' =지난해 활발하게 신규 점포를 내면서 채용을 대거 늘렸던 외식ㆍ유통업체들은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용규모를 대폭 줄였다. 채용계획을 세운 외식업체 17개사의 채용규모는 8백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0%나 줄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 덩치 큰 업체들이 채용계획을 아직 잡지 못한 가운데 유통업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3.5% 줄어든 4백45명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업체들 역시 실적악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보수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50개 금융업체 가운데 채용계획이 있는 곳은 23곳뿐으로 이들 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2.3%나 감소한 6백60명 선이다. 이밖에 건설과 석유화학은 각각 1.6%, 2.9% 증가하고 제약은 5.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