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가 6일 전격 사임의사를 밝힘에따라 국제사회는 향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체로 우려를 나타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 온 미국은 이날 압바스 총리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뒤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짧게 논평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압바스 총리의 사임은 중동평화 정착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리지 장관은 "중동평화가 지연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일로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에 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을 협상상대로 생각하지 않고있다"면서 "팔레스타인 내부 세력들이 압바스 총리를 음해해 왔다"고 주장해 아라파트 수반쪽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라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리바 델 가르다에 모인 유럽연합(EU)외무장관들도 압바스 총리의 사임은 중동평화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심각한 분열상을 반영하는것"이라며 "중동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는 것이 EU의 책무"라고 밝혔다. 또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는 중동평화 과정에 추가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사임 결정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그 결정이 철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담당 대표는 "중도평화 정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시점에 왔다"며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중동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압바스 총리 사임 여부는 팔레스타인 내부 문제"라면서 "그러나 새 내각을 아라파트 수반이 지배하거나 그의 측근 중심으로이뤄지면 인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랍연맹의 히삼 유세프 대변인은 "아라파트 수반이 사표를 수리할 지 여부를알 수 없다"며 논평을 사양했다. 카이로대의 핫산 나파(정치학) 교수는 "이스라엘로부터 축출위협을 받고 있는 아라파트 수반이 압바스 총리의 사의를 번복시키기 위해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상대로 강경 투쟁을 벌여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압바스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력에 의해 임명됐기 때문에 사임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마스 지도자인 압둘 아지즈 알-란티시는 "압바스 내각의 출범은 전략적 실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팔레스타인 국민과 아라파트 수반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만큼 그의 사임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가자시티. 리바 델 가르다 AP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