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출판'(POD)이 출판가의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인 'YES24'는 다음달 초부터 '주문형 출판'(POD) 사업을실시, 인터넷을 통한 선주문, 후제작 과정을 거쳐 절판도서의 복간 및 다품종 소량출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설명회는 2일 오후 호텔 '홀리데이 인 서울'에서 개최된다. POD(Publish on Demand)는 컴퓨터를 이용해 수요자가 원하는 대로 편집, 제작,제본해 주는 '맞춤 출판'을 의미한다. 수요자가 직접 작성한 콘텐츠나 저작권료를지불한 콘텐츠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책을 만들 수도 있다. 주문형 제작은 독자와 출판사.서점의 거리를 좁혀 비용을 절감하고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온라인 서점의 마케팅 전략. 인터넷 서점 '모닝365'가 지난 25일부터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 음반 등을 국철 역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한 '바로타존' 서비스도'거리 좁히기' 전략이라는 점에서 POD 서비스와 일맥상통한다. 주세훈 YES24 마케팅 팀장은 "책의 생명주기를 늘이는 복간작업, 대량생산 전에시장정보 탐색으로 활용, 소수 고객이 찾는 전문서적의 출판에 활용할 계획"이라며"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의 저작.출판권은 기존의 출판방식과 같지만 POD방식은 사전제작과 보관.유통 단계를 생략해 보관.유통비용을 절감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보관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편리해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없앨 수 있는게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경제경영서적을 주로 출간해왔던 21세기북스는 최근 일본 에이지 출판사와합작을 전제로 한 한일공동프로젝트를 추진중인데, 에이지 출판사는 지난 2001 주문형 출판에 나섰던 이 분야 선구적 업체이어서 이들이 주문출판 시장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교보문고도 내년 1월부터 POD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데이타베이스 구축작업을 진행중이다. 학술.인문서적 중심으로 한다는 복안. 작년 4월부터 사전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출판계가 관심을 쏟고 있다. '이지펍'(http://www.ezpub.co.kr)은 지난 4월부터 국내 최초로 POD 서비스를본격 실시하고 있다. 자체 계발한 고성능 디지털 인쇄기를 이용, 컴퓨터에서 편집된디지털 파일을 별도의 중간 과정 없이 필요한 양만큼만 인쇄.출판해 기존의 대량인쇄(옵셋 인쇄) 방식과 차별화했다. "주문형 출판은 일단 필요한 부수만 찍어내 시장반응을 살핀 후 생산에 들어갈수 있기 때문에 재고나 반품의 위험이 거의 없어요.시장 수요에 민감하고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이익창출 효과가 크죠. 우리 나라에서도 앞으로1~2년 안에 POD 시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출판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올 겁니다" 이지펍 장대환 이사는 "영국의 경우 POD가 전체 출판의 15~16%를 차지해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POD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홍보도 잘 안돼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아마존닷컴'은 이미 1990년대 후반 시장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단말기 프로그램을 통해 POD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은 절판되거나 희귀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소량을 제작해 주는 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POD가 21세기 출판의 '최대 희망'이라고내다봤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출판사들은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경쟁력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독자들의 요구에 바로바로 답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케 하는 POD가 우리 출판계의 나아갈 방향입니다.아직은 기술과 네트워크 기반이 미흡한 상태지만 시간문제일 뿐, 출판사들은 벌써 시장성을 따지고 있죠" 경제성을 고려한 출판사의 가치판단을 배제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질 낮은서적들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출판연구소 박호상 연구원은 "POD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끊임없이발굴하고, 디지털의 이점을 살려 유연한 판매전략 및 가격설정을 추구해 경쟁력을길러야 한다"며 "POD가 갖가지 수요를 충족시켜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는 일종의 '출판혁명'이 되려면 출판업자뿐 아니라 독자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