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 무기 전문가 데이비드 켈리박사의 자살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허튼 조사위원회'는 29일 정부 문서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BBC 방송의 기사에 정보를 제공한 소식통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 정보 요원들도 가담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문건을 공개했다. 허튼 위원회는 이날 영국의 국내 첩보기관인 MI-5가 BBC의 앤드루 길리건 기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내부밀고자가 누구인지를 비밀리에 분석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를비롯, 300건의 새로운 문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들 문서는 재판정에서 변호인들이 사용해오던 정부 및 BBC의 자료들이다. 이 중 일부 문서에 따르면 MI-5 수사관들은 정황을 분석한 끝에 "현재와 과거이라크 무기 체제에 관한 전문가"로 범위를 좁힐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조사작업은 내각의 정보 및 보안 조정책인 데이비드 오맨드경과 지난 해 9월 이라크 관련 문서 초안작업을 감독했던 존 스칼렛 통합정보위원회 위원장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MI-5는 이 문서에서 스칼렛 위원장에게 제보원의 성분을 보고했으나 이 때는 이미 켈리 박사가 상급자에게 자신이 상부의 승인 없이 길리건 기자와 만난 사실을 털어놓은 때였다. 또 허튼 위원회가 앞서 공개한 길리건 기자의 e-메일에 따르면 길리건은 하원위원회에서 켈리박사를 면담하려던 의원들에게 이미 켈리박사에 관한 정보를 사적으로 제공했으며 이밖에 켈리 박사가 다른 BBC 기자와 가진 인터뷰 내용도 알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건 기자는 이날 허튼 위원회가 공개한 또 다른 e-메일을 통해 캠벨 전 공보수석의 위원회 증언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캠벨에게 매우 치명적인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고 과장과 회피, 더 나아가 순전한 거짓말들이다"라고 말했다. 캠벨 수석은 의회 청문회에서 혐의사실들을 부인했으며 길리건 기자는 BBC 수뇌부로부터 의회 조사에 은밀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청문회 개최 4주 째인 오는 9월1일에는 켈리박사의 부인 재니스가 언론의 집중조명을 피해 옥스퍼드셔 자택에서 화상중계 증언을 할 예정이며 켈리박사의 딸 레이철 등 다른 가족들도 재판정에 출석해 증언할 계획이다. 한편 영국 정부의 이라크 정보 보고서 조작 논란의 여파로 29일 사임한 앨러스테어 캠벨 총리 공보수석의 후임은 전 노동당 대변인 데이비드 힐이 될 것이라고 총리실이 발표했다. 총리실은 "힐은 총리의 결정에 따라 공보운영 및 정부 핵심기구에 대한 개편작업이 이루어진 뒤 새로운 구조 안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자세한 내용은내주 후반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