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미국발 경기회복 기대감을 타고 연중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하는 '랠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기호전을 발판으로 아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이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의 주가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떠났던 국제 투자자금이 또 다시 아시아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유동성 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바닥쳤다 일본은 2002회계연도(2003년 3월말까지)중 'V자회복'을 실현한 상장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본격 나서면서 10년 장기불황에서 탈출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2백40개 주요 상장사를 대상으로 2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3.1%)보다 두배 이상 높은 7.6%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예상치(0.2%) 보다 높은 0.6% 성장했다. 이에 따라 민간경제연구소들은 18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 예상치(0.6%) 보다 높은 1%로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를 크게 입은 대만경제도 최근 미 경제회복에 따른 수출 증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정부는 이날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소비지출 증가세를 이유로 올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도 하반기 들어 경기 호전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 몰려온다 아시아경제 전망이 밝아지자 외국계 자금의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 1년만에 '대망의 1만엔'선을 뚫은 일본증시는 이날 개장과 함께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사자'주문이 밀려들었다. 대만증시도 수출관련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 실제로 아시아시장을 떠났던 글로벌펀드들이 올들어 아시아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저널(AWSJ)은 세계증시중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펀드가 상반기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 투자한 규모는 7억6천5백만달러에 달했으며 일본에도 총 4억7천4백만달러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특히 7월 한달간 외국인의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1조7천70억엔으로 월별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2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는 200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말 3백억엔(2억5천만달러)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UBS산하 GAM의 아·태평양지역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번커는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와 중국경제의 고성장,그리고 일본 경제의 회생 조짐으로 아시아 지역이 다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