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이 수사 중인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몰카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검이 비호세력 의혹에 대한 특별감찰을 실시하고 수사팀장을 전격 교체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에 특별감찰에 착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다 감찰에서 비호 의혹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검찰 위상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점에서 감찰 결과가 주목된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17일 유성수 감찰부장과 신종대 감찰1과장을 청주지검에 파견,모 부장검사의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구속)씨 비호 여부 등 언론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고강도 감찰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부장검사는 비호의혹을 강력 부인하며 대검의 방침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감찰을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도 새롭게 불거질 조짐이다. 송 총장은 이날 오후 감찰 대상에 오른 청주지검내 모부장검사가 맡고 있는 '몰카' 사건 수사팀장을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도록 지시했다. 특히 필요시 해당 부장검사에 대한 계좌추적도 벌여 이씨와의 관계를 추적하되 유착·비호혐의가 드러나면 형사 처벌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검은 해당 부장검사의 비호 의혹을 제기한 청주지검 김모 검사를 소환,본격 감찰에 앞서 기초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모 검사는 "지난 89년 발생한 배모씨 살인사건에 이원호씨가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수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모 부장검사가 말려 수사를 중단했고 이씨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도 '천천히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성수 감찰부장은 "청주지검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특별감찰에 착수한 것은 어떤 단서가 포착됐다기보다는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규명하지 않고서는 청주지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지난 8일부터 대전고검을 통해 검찰 내 '비호세력' 의혹에 대해 사실상의 감찰활동을 벌여왔으며 14일에는 "적절한 시점에 감찰조사를 본격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호세력 의혹을 받고 있는 모부장검사는 "살인교사 내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김모 검사와 사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14년전에 발생한 사건으로 살인교사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다'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며 "조세포탈 사건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김모 검사에게 철저한 수사를 독려했다"고 강력 반박했다. 한편 김모 검사가 이원호씨 사건을 추적,수사하는 과정에서 몰카제작팀과 잦은 연락을 취했으며 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김모 검사는 "이씨 주변인물 탐문과 행적추적이 불가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몰카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며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