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에서는 정전으로 인한 냉장고 가동 중단으로막대한 양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지만 사상 최악의 정전도 자체 발전기와 얼음더미를갖춘 유명 식당들의 영업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17일 뉴욕의 한 대형 슈퍼마켓의 선반은 요구르트, 치즈, 샐러드 등이 치워진 채 반쯤 비어있었으며 냉동칸들도 경고문과 함께 테이프로 굳게 봉해져 있었다. 유엔 본부 인근의 한 커피점에서는 종업원들이 18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고기, 빵, 유제품, 채소 등 상한 음식물을 버리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일반적인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자체 발전기와 상당한 양의 얼음을 구비한 시내의 고급 음식점들은 영업을 지속하거나 전기 복구 즉시 재영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레스토랑 '샹테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식당은 정전 당시 소고기, 빵, 밀가루등의 음식물을 보관 주머니에 넣어 얼음이 가득 채워진 대형 냉장고에 저장했으며 그 덕에 비록 생선과 향료 등은 빠졌지만 15일 저녁부터 아쉬운대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스타 주방장의 음식맛으로 유명한 '멀서 키친'의 경우 발전기를 가동해 정전 사태 중에도 계속 문을 열었다. 정전을 비켜간 '자파' 등 다른 고급 식당들도 햄버거나 훈제 연어 등을 행인들에게 공짜로 제공하며 어두운 도심에서 파티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정전으로 맨해튼에 갖힌 사람들의 피난처 구실을 톡톡히 했다. 또 상대적으로 상할 염려가 적은 피자와 파스타를 파는 이탈리아 식당들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편 앞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15일 뉴욕 시민들에게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뉴욕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