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국내 주요 해운업체들이 일제히 기록적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태평양항로를 중심으로 해상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전세계 주요 선사 협의체들이 잇따라 운임을 인상하면서 해운업체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인 한진해운[00700]은 지난해말부터 본격화된 컨테이너선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상반기 영업이익이 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9억원)보다 무려 1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도 총 2조6천245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4% 늘어났고,원화 강세에 따른 외환환산손실에도 불구하고 3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현대상선[11200]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54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매출은 자동차운송사업부문 매각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2조4천1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8천824억원으로 20% 이상 줄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2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봤던 수익구조는 크게 좋아져 올 상반기에 9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1천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자동차운송사업부문이 매각됐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인 8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괄목할만한 실적개선이라는 평가다. 세양선박[00790]도 상반기 21억5천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3년만에 흑자전환에성공한 것은 물론 매출액이 501억6천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469억원)을 넘어섰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28억3천200만원에 달해 창사 이래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한해운[05880]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81%나 급증한 23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지난 2.4분기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1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올들어 구주항로운임동맹(FEFC)을 비롯해 태평양운임안정화협정(TSA), 중동항로 취항선사협의회(IRA), 호주동맹(ANSCON) 등 국제적 선사협의체들이 잇따라 컨테이너 운임을 대폭 인상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또 중국을 오가는 해상물동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통상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워낙 실적이 나빠 올해 실적 호전이 더 눈길을끌고 있다"면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향후 1-2년은 호황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운임상승에 따라 무역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전체 국가경제 측면에서는 걱정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면서 "다시 찾아올 장기 불황에 대비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