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재무부 채권의수익률이 급등해 금융시장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4.56%로 마감돼 지난해 6월 이후 종가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불과 2개월 전 3.4%대로 45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나 경제 회복 조짐이 가시화하면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채권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 수익률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2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상당기간 현행 저금리 체제의 유지를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2004년 3월물 금리는 1.16%선을 유지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현행 1%인 연방기금 금리가 늦어도 내년봄에는 0.25% 포인트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시중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만기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회사채와 모기지(주택 장기할부금융) 담보 채권 등 민간 시장의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중금리 상승은 45년만에 가장 낮은 금리와 감세정책 등으로 인해 기지개를 펼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금리가 상승하면 모기지 조기상환이나 상환조건 재조정(리파이낸싱)을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과 소비를 얼어붙게 만드는 것은 물론 모기지 금융업체들이 모기지 채권보유 장기화에 따른 위험 회피 수단으로 국채를 내다팔 수 밖에 없도록 해 채권값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이날 뉴욕증시는 7월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인 1.4%의 증가를 기록했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UBS 증권의 마이클 라이언 채권 전략가는 CBS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아직 침체돼 있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거의 없으며 무엇보다 미국 통화당국이 안정적인 단기 금리정책을 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93, 94년과 같은 채권시장의 붕괴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