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측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이 밝힌 현금 2백억원은 무게만 2t이 넘는 막대한 분량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만원권 신권 1장의 무게는 1g. 만원짜리 2백만장인 2백억원이라는 돈은 무게로 환산하면 2t에 달한다. 시중에 유통된 헌지폐는 손때 등으로 신권보다 무거워 실제 무게는 2t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2백억원은 만원짜리를 서울∼광주간 거리(3백7.3km)에 깔고도 남는 규모다. 1만원권(가로 16.1cm)을 일렬로 늘어 놓으면 거리가 3백22km에 달한다. 현대측은 이처럼 엄청난 분량의 현금을 승용차와 밴형 승합차를 동원해 4차례에 걸쳐 김영완씨가 지정한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부근 주차장과 이면도로까지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반에 사용된 돈상자는 1만원권으로 2억원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사과상자가 아니라 신권으로 4억원까지 담을 수 있다고 알려진 서류상자로 밝혀졌다. 상자 무게까지 합치면 돈상자 1개의 최종 무게는 40kg 안팎에 달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