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 상장 방안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9월이나 돼야 확정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생보사 상장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상장 자문위원회의 추진 계획에 차질이빚어지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토론회 무산에 따라 상장 관련 의견서를 제출한 11개 기관을 개별적으로 접촉, 의견을 듣겠다는 방침이어서 공청회 등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참여연대.경실련, '토론회는 의미없다'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지난달 31일 자문위원회에 토론회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이미 시민단체와 업계의 입장이 모두 공개된 마당에 토론회를 열어 봤자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할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신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금감위가 상장 방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를 열면 적극적으로 참가해 견해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참여연대의 토론회 불참 통보에 대해 금감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4명의 토론자를 선정해 참가하겠다고 밝혔다가 갑자기무용론을 주장하는 속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또 토론회에서 시민단체의 논리를 반박하겠다며 잔뜩 별러온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보험회사들도 어떤 형태로든 마주 앉아 논리 대결을 벌일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문위원회, 11개 기관 개별 접촉키로 상장 방안 마련을 책임지고 있는 자문위원회는 8월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이정재 금감위원장의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그러나 공청회에 앞서 이미 상장 방안 의견서를 제출한 11개 기관의 견해를 청취한다는 방침 아래 개별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자문위원회는 현재 이들 11개 기관과 일정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소요 기간은 2주일 정도로 잡고 있다. 일단 11개 기관의 의견을 청취한 뒤 상장 방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거쳐 최종확정안을 금감위에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나동민 자문위원장은 "애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기한을 맞추기 위해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장안 마련돼도 '상장 안 할 수도' 자문위원회가 상장안 마련에 성공한다고 해서 상황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장안에 생보업계의 의견을 많이 반영할 경우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이 상장 유보를 선택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가삼성자동차와 관련된 부채 문제의 해결"이라고 상기시키고 "현재의 증시 상황 등을고려하면 상장을 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자동차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을 주당 70만원으로 평가, 총350만주를 내주면서 70만원에 미달할 경우에는 다른 계열사들이 충당해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증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상장을 미룰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의 주장대로 지난 1989년∼90년의 자산재평가 차익 중내부유보금(삼성 878억원, 교보생명 64억원)을 계약자에게 주식으로 돌려주는 방안이 마련될 경우 상장을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