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맞아 제주가 마치 `경제 수도'가 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제주도에서 주요 경제단체의 하계 세미나가 집중적으로 열리면서 재계와 관계고위인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3단체와 21세기경영인클럽, 한국표준협회 등이 주최하는 최고경영자세미나가 3박4일 일정으로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200∼300명의 최고 경영자들이 참석하는 이들 세미나에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각각 2차례씩 참가,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혁신주도형 발전 전략' 등에 대해 강연했다. 권기홍 노동부 장관, 한명숙 환경부 장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박 승 한국은행 총재 등도 찾아 경제침체에 따른 위기관리 해법을 제시하며 토론했다. 특히 외국인으로는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가 세미나에 단골로 초청돼 대북 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비자발급 등 미국의 외교정책을 설명하면서 `미군 궤도차량 여중생 압사 등으로 자국에 비판적인 시각들을 돌려 놓으려는 노력도 병행해눈길을 끌었다. 한편 재계의 세미나 덕분에 중문관광단지의 호텔과 골프장 등 관광업계는 특수를 누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는 "제주도의 경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다 세미나 참가자들이 경영전략 구상과 병행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경제단체 등에서 회의장소로 자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귀포=연합뉴스) 김승범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