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의료비 민간지출.본인부담.약제비 비율과 급성질환 입원 기간 등 주요 보건의료 지표 대부분의 항목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달 펴낸 `OECD 보건의료 데이터 2003'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9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의료비 가운데 민간지출 비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55.6%로 미국(55.8%) 다음으로 높았으며 본인 부담률도 41.3%로 멕시코(51.5%)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다른 회원국들은 대부분 총의료비 가운데 본인부담 비율이 10-20% 수준으로 조사됐고 네덜란드의 경우 9%에 불과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본인 부담률이 높은 것은 의료 보장체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전체 의료비 가운데 약제비 비율도 우리나라는 25.8%로 헝가리 30.7%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반면 덴마크, 네덜란드, 미국, 스웨덴 등은 8.9-13.5% 수준으로 약을 적게 쓰는 나라로 꼽혔다. 급성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평균일수의 경우 회원국 평균이 7일인 반면 우리나라는 11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약을 많이 쓰고 입원을 길게 하는 것은 병원.약국에 대한 과도 의존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보험공단은 또 우리나라의 공보험 보험료율이 3.94%로 독일 14.4%, 프랑스 13.55%, 일본 8.85%에 비해 매우 낮으며 보험에서 제외되는 비급여 항목도 너무 많다고지적했다. 보험공단은 이런 취약한 보건의료시스템 때문에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73살로 OECD 국가중 선진국 평균인 78살과 홍콩 80살, 싱가포르 78살 등에 비해서도 매우 짧으며 신흥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에서 우리나라는 5.9%로 OECD 평균인 8.1%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3.1%, 독일은 10.6%, 프랑스는 9.3%로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의료비 지출 비율이 높았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