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PC통신 서비스업체중 하나인 하이텔(www.hitel.net)이 기존의 VT(가상터미널) 기반 PC통신 서비스와 단절된 완전 인터넷 기반 커뮤니티로 거듭난다. 이에 따라 PC통신과 인터넷을 병행하고 있는 천리안과 나우누리도 향후 완전 인터넷으로의 전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PC통신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게 됐다. KT의 자회산인 하이텔은 내달 1일부터 전체 시스템을 완전 인터넷 기반으로 전면 개편해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blog) 기능 등을 추가한 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28일 밝혔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PC통신에 인터넷으로 접근가능한 환경만 추가된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PC통신과의 연동을 끊고 100% 인터넷 환경으로 바뀐 것. 이로써 사진앨범 기능 등이 강화된 블로그 서비스인 'PMC(Personal Media Center, 개인미디어센터)', 미리 만들어진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인 '홈피', 아바타와 홈피 장식물 등을 파는 '아이템몰' 등 새로운 서비스가 대폭 추가됐다. 또 사용자마다 일정 용량의 인터넷 공간을 줘 메일과 홈피.PMC 등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에 자유롭게 할당하고 여기 저장된 데이터를 다른 사람과 인터넷으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도 더해졌다. 이같은 개편은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커뮤니티 관련 서비스들을 총망라해 벤치마킹한 것으로 그간 PC통신에 기반한 기존 시스템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해 하이텔도 도입을 미뤄왔다. 그러나 한때 350만명 이상을 구가하던 하이텔 PC통신 사용자가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을 포함해 모두 550만명에 이르는 전체 회원 가운데 불과 5만명선으로 급감하면서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웹 커뮤니티로의 탈바꿈을 통해 다음.드림위즈.싸이월드등 커뮤니티 부문의 강자들에 대해 반격을 꾀하고 나선 것. 하이텔은 당초 이 과정에서 동호회 등 모임을 모두 웹 기반으로 이전하는 것을시작으로 PC통신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려 했으나 일부 오래된 사용자들이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일단 PC통신 잔류를 원하는 모임은 남기고 게시판 등 일부 서비스도 인터넷과 연동 없이 PC통신으로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PC통신으로 남겠다고 신청한 모임이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PC통신 사용자의 상당수가 모임을 따라 인터넷으로 옮기면서 PC통신은 극소수 사용자들에 의해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다 결국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텔과 나란히 PC통신 시대의 '3강'으로 군림하다 인터넷의 도래로 쇠퇴한 천리안과 나우누리도 하이텔의 이번 개편에 따라 날로 사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PC통신서비스의 존속여부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80년대 천리안과 케텔(KETEL, 하이텔의 전신)의 탄생과 함께 국내에 '사이버 세계'를 처음 가져온 PC통신의 종말이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텔 관계자는 "PC통신에 애착을 가진 '올드 유저(old user)'들을 제외한 사용자들이 모두 인터넷으로 떠나 하이텔의 가장 큰 자산인 동호회와 모임들이 존폐위기에 처함에 따라 동호회 대표 등과의 논의를 거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다만마지막 PC통신 팬들을 위한 서비스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