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단타 주의보가 울렸다.' 25일 영남제분 주가는 가격제한폭인 11.65% 상승한 1천1백50원을 기록했다. 장 시작과 함께 상한가로 직행한 이 종목은 매수 잔량만 2백만주가 넘게 쌓였다. 급등 이유는 외국인이 대거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은 개인들이 추격매수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전날 19만주(1.92%) 이상을 매수한 데 이어 이날에도 장 초반 4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증권가 일각에선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의 실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투자자일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에도 이 회사 지분 2.44%를 나흘간 사들인 외국인은 그 이후 일주일 만에 이 지분을 전부 팔아치웠다. 주가가 50% 이상 급등한 상태여서 외국인들은 큰 시세차익을 얻었고 주가는 외국인 매입시점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영남제분 관계자는 "당시 외국인 매수에 고무돼 추격매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실적을 문의한 외국인 투자자는 없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같은 외국인의 단타매매행태가 크게 늘고 있다. 단기간에 특정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면 곧바로 처분하는 케이스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맥스 삼천리자전거 등을 들 수 있다. 단타매매 타깃이 된 이들은 △주가가 1천원대 초반인 저가주이거나 △유통물량이 적고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지난달 6일 외국인은 이 회사 지분 4.99%를 사들인 뒤 상한가를 기록하자 하루만에 매입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5% 이상 주식을 취득하면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4.99%까지만 산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이달 초 스타맥스 지분 2.1%를 취득한 외국인은 주가가 급등세를 타자 이틀만에 보유지분을 팔아치웠다. 특히 이 회사 주가는 외국인이 지난 6월 4.89%의 지분을 사들인 데 힘입어 1백%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한 직후 외국인들은 보유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외국인의 이같은 '치고 빠지기 식'단타전략은 주가를 떨어뜨리게 마련이며 이는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외국인 매수종목을 따라사는 개인들이 많다"며 "하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코스닥 소형주를 대거 사들이는 외국인은 홍콩 등지에 계좌를 튼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