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서울보다는 홍콩 싱가포르 도쿄 상하이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울이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향후 2∼3년 내에 각종 규제·법규를 개방적·시장중심적 체제로 바꾸는 등의 극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를 통해 HSBC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크레딧스위스 등 아시아지역 주요 금융기관 CEO 15명을 대상으로 '동북아 금융중심지로서의 서울의 잠재력'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결과 서울은 아시아 8개 도시 가운데 금융 중심지 선호도에서 홍콩,싱가포르,도쿄,상하이,베이징에 이어 6위에 처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금융기관 CEO들은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경우 △큰 경제규모 △빠른 경제 회복력 △시장개방을 위한 정부 노력 △우수한 통신 및 교통 인프라 △낮은 이자율 △우수한 노동력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노동시장 유연성 및 시장 투명성이 떨어지고 자본시장 부족 등으로 서울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소액주주 권리보장이 취약하고 국민들의 영어실력이 떨어지는 점 등도 취약점으로 꼽았다. 특히 서울과 인천국제공항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극심한 교통혼잡 △높은 외국인학교 학비 △배우자 직업 제한 △대기오염 등은 해외 금융기관의 서울 접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금융기관 CEO들은 이같은 여건에 비춰 △각종 규제·제도의 개혁 및 자유화 △국제적 경쟁력 있는 조세체제의 개선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노동인력의 질 향상 △영어 구사능력 향상 등이 선결돼야 서울이 국제금융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