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22일 한달전에 세상을 떠났으나 내전때문에 매장을 미뤄왔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렀다. 테일러의 모친은 2년반 동안 유방암을 앓던 끝에 지난달 25일 작고했다. 먼로비아의 콩고읍에 있는 약간 침례교풍이지만 소속불명의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서는 국제사회의 라이베리아 불개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여성들이 큰 소리로울어대고 다른 참석자들은 항의의 표시로 가슴을 치는 등 이색적인 장면이 많았다. 백발의 한 여성은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발작을 일으켜 새된 소리로 "신이여, 어디로 가오리까. 누가 우리를 구해줄 것입니까"라는 말을 반복하다 밖으로 끌려 나갔다. 울음을 터뜨리던 한 젊은 여성은 신들린 상태로 마루에 누워 몸부림 치기도했다. 지금은 라이베리아의 5분의 1만을 통치하고 있는 테일러 대통령은 감정에 복받친 목소리로 "어떤 일이 있어도 어머니를 공경할 것"이라면서 "어머니를 내 침실에모시는 한이 있어도 품위있는 장례를 치르겠다"면서 흐느꼈다. 그는 국제사회가 5년에 걸친 파멸적인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유지군을 파견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면서 국제사회는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체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장례식에서 "나는 지금 신의 집에 서 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을것"이라면서 "나는 결코 어머니를 거스르지 않았다. 한때 아내와 나는 이혼을 고려했지만 어머니가 나를 불러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그 여자와 이혼해서는안된다'고 말하는 바람에 `다소곳이 알겠습니다. 어머니'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밝히는등 가족비사도 털어 놓았다. 이날 장례식은 돈을 아끼지 않아 교회 내부는 `아프리카의 파리'로 불리는 인근아이보리 코스트에서 공수해온 값비싼 난과 화환들로 장식됐으며 레지날드 구드리지공보장관이 `국모'라는 헌사를 바친 이날 장례식에는 각료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리들을 포함한 200여명의 추도객이 참석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상아관에 담긴 시신은 콩고읍에 있는 테일러의 사저로 옮겨져매장됐다. (먼로비아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