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리모델링 아파트단지가 오는 28일 준공된다. 단지 단위로는 처음으로 리모델링되는 서울 마포구 용강동 소재 '용강시범아파트'(3백가구)는 요즘 준공을 앞두고 한창 마무리공사 중이다. 대한주택공사 고석형 과장은 "공사 진행과정 중에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난제'들이 불거져 준공이 한 달 정도 지연됐다"며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공사"라고 밝혔다. ◆'새 아파트'로 변신한 용강시범아파트 1971년 입주한 용강아파트 9개 동 가운데 이번에 리모델링되는 곳은 1,2동 2개 동(60가구)이다. 현장에 가보면 용강아파트의 준공 전(3∼9동)·후(1∼2동)의 리모델링 효과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다. 우선 사업 전에는 골조가 드러나보일 정도로 낡았던 아파트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새 아파트로 변신했다. 또 가구 전·후면에 4.35평 정도의 발코니가 추가돼 당초 18평 규모였던 전용면적이 22평으로 늘어났다. 이 아파트 이백구 리모델링 조합장은 "사업부지가 국·공유지여서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차선책으로 리모델링을 결정했는데 재건축 못지 않은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시세 차익은 '부수입' 리모델링 조합이 창립총회를 가졌던 2001년 8월 이전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 18평형의 시세는 6천5백만∼7천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투자자들이 몰렸다. 이에 따라 작년 연말께 1억원선을 돌파했고 현재 매매가는 2001년 대비 2배 이상 오른 1억5천만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입주민들이 공사비용으로 지급한 돈 5천만원을 감안하더라도 착공 당시보다 2천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셈이다. ◆부작용도 많아 당초 용강시범아파트는 주민 동의를 완료하지 못한 나머지 7개 동에 대해서도 1,2동 착공 후 5개월 이내에 동의를 받아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 아파트가 투자세력의 타깃으로 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현재는 나머지 2백40가구 가운데 1백60가구 이상이 투자자들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조합측은 보고 있다. 때문에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라 동(棟) 단위 리모델링이 가능한 80% 동의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설령 80% 동의를 받는다 하더라도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조합이 돈을 들여 사들여야 하는데 매매가가 치솟아 매입이 쉽지 않다. 주공 고석형 과장은 "정부가 재건축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에 부딪혀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리모델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