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은 어차피 변하게 마련이니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15년 후 상대가 어떤 모습일지 잠재력을 판단해 배우자를 선택하세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본부장인 김일섭씨(43)가 지난 6년간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며 느꼈던 점과 커플 매니저(중매역) 2백40명이 가장 빈번하게 받는 질문 등을 바탕으로 미혼남녀에게 '짝 찾기' 노하우를 일러주는 '어항 속의 여자 어항 밖의 남자'(물푸레 간)라는 책을 출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상형은 없다''연애방식을 벤치마킹하라''부모님도 며느리와 사위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한두 가지 매력이면 배우자감으로 족하다''상대방 조건은 변하고 본인 조건도 변한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은 편. "처음 상담하러 오는 분들의 가장 많은 질문이 '내 짝은 어디 있나요'예요. 그러나 막상 소개를 받으면 30~40번 정도는 파트너가 바뀌지요. 당장 눈에 보이는 조건만으로 사람을 만나려니 욕심에 차는 상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남성의 경우 결혼 상대로서 여성의 외모를 많이 따지기 때문이고 여성은 남자의 직업을 우선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상대편 집안 수준을 따지던 경향이 한풀 꺾이고 전문직 선호도가 줄었으며 안정적 직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 "외모는 늙으면 변하게 마련이고 현재 잘나가는 직업이 몇년 뒤에도 그러하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조건만 따져 결혼하면 조기이혼할 확률이 높습니다. 직업이나 학력 같은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는 폭넓은 고려가 필요해요. 조건을 따지는 게 무조건 나쁜 일도 아니지만 조건만을 생각해서는 곤란하죠."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