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을 납치해 미국으로 망명을 기도하다실패해 전격 총살된 일이 있은 지 얼마되지 않은 쿠바에서 이틀 연속으로 선박을 납치해 미국 망명을 기도한 일이 발생했다. 15일 쿠바 관리들에 따르면 쿠바 조사전문 회사인 헤오쿠바가 전세낸 선박이 이날 오전 3시50분께 쿠바 중부 카마구에이주(州) 북부 해안 누에비타스 항을 출발해항해하던 도중 납치돼 납치범들에 의해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쪽에 위치한 바하마의영해로 진입했다. 쿠바 해안 경비대는 최소한 27명이 탑승한 이 선박을 뒤쫓았으나 선박이 바하마영해로 들어가자 더는 추격을 못했으며, 현재 바하마 당국에 피랍 선박의 인도를 요청하고 있다고 쿠바 정부 성명은 전했다. 이날 선박 피랍 사건은 쿠바 서부 지역에서 미국으로 가기 위해 어선 1척의 납치를 기도한 3명이 서로 총격전으로 모두 사망한 지 하루만에 발생한 것이다. 쿠바 내무부에 따르면 권총과 흉기로 무장한 쿠바인 3명이 14일 아침 쿠바 서부피나르 델 리오시(市)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라 콜로마에서 어선을 납치하려고시도했다. 부두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경비병을 제압한 납치범들은 선박이 경찰에 포위된가운데 선장이 바다에 뛰어내리자 항해를 못하고 인질극을 벌이는 와중에서 서로 총격전을 벌여 3명 모두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납치범들과 함께 있었던 10살 어린이1명이 심하게 다쳤다. 내무부 성명은 "이들의 목적은 미국으로 가는 것이었다"면서미국이 쿠바인들의 불법 망명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 동안 쿠바에서 미국 망명을 위해 무장한 채 납치극을 벌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이 같은 사건 발생이 크게 늘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여객기 2대가 플로리다주 키 웨스트 섬으로 납치됐다. 4월에는 아바나만(灣)의 정기 여객선을 납치해 미국 망명을 기도한 쿠바인 3명이 체포돼 총살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