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층은 `홍콩 기본법 23조(국가안전법)'입법 문제로 시민들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둥젠화(董建華) 홍콩 특구 행정장관의 통치력에 불만을 터뜨렸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2일 홍콩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고위층이 둥 장관에 대해 홍콩을 통치하기에는 너무 우유부단하고 독자적인 판단력도없는 사람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7월1일 50만명의 시민들이 국가안전법 입법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이기 며칠 전 홍콩 주재 중국 중앙연락판공실의 고위 당국자가 여론 수렴을 위해 면담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당국자가 홍콩의 경제 상황에 관한 의견을 구할 것으로 생각했으나둥 장관의 통치력 문제를 집중 질문했다"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대부분의 다른 중국 당국자들이 보통 사석에서도 논평을 꺼리고 있는것과는 달리 이 당국자는 둥 장관의 통치력에 대해 너무 우유부단하고 독자적인 판단력도 없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총리도 지난 2001년 둥 장관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 "홍콩에서는 결론 없는 토론을 즐기고 실천 없는 결정을 내린다"고 언급하며 둥 장관을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홍콩 대표 겸 친중 정당인 민건련(民建聯) 비서장 마릭(馬力)도 11일 "홍콩 정부는 시민들의 국가안전법 반대 열기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등 중국을 오도했다"고 비난했다. 마릭 비서장은 "중국 지도부는 7.1 가두시위에 3만명이 참여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50만명의 시민들이 입법 반대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이자 충격을받았으며 불쾌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정부내 일부 인사들이 나쁜 소식을 은폐하고 중앙정부를 기만했다"면서 "둥젠화 정부의 입법 실패에 대해 한 사람이 아니고 정부의 모든 고위 관리들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고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과 외교부, 국가안전부, 각급 정보기관 등의 중간 간부수십명을 파견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