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 약 9천9백가구 가운데 3천여가구가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고양시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전세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최근들어 전세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자칫 이들 지역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逆)전세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모두 9천9백여가구가 새 주인을 맞는다. 1만3천여가구에 달했던 이달보다는 적은 물량이나 서초구 등 강남권과 고양시에 집중된 점이 눈에 띈다. 지역별 입주 물량은 서울 3천3백10가구(18개 단지),경기도 5천2백65가구(10개 단지),인천 1천3백70가구(2개 단지) 등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서초구 삼성래미안유니빌(4백40가구),이오빌(4백62가구) 등 서초동과 방배동에서만 1천1백64가구가 입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서초구 일대 아파트 전세시장이 지난 5월에 이어 또 한차례 파동을 겪을 전망이다. 서초구 서초동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삼성래미안 입주 여파로 삼풍아파트와 삼호가든 등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4월 대비 최고 9천만원 가량 떨어져 '역전세 대란'의 진원지로 지목됐었다. 삼호가든 29평의 경우 현재 전세가가 1억6천만∼1억8천만원선으로 매매가의 30%에도 못미치는 물량이 수두룩할 정도다. 그나마 8월 여름방학 이사철을 앞둔 최근 급전세 등 일부 물량이 소진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내달 대규모 입주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초동 인근 대상공인 관계자는 "싸게 나온 전세 물량이 소진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며 "내달 공급물량이 지리적으로 남부터미널 인근인데다 주상복합이 많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고양시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총 1천2백55가구가 공급되는 대화동 '대화마을 휴먼빌'은 유일한 1천가구 이상 대단지여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이 공급하는 고양시 식사동의 'SK VIEW'도 5백40가구에 달한다. 용인시 구성읍 마북 현대홈타운(7백95가구)도 눈길을 끄는 대단지다. 이밖에 인천에서는 서구 검암동 서해그랑블이 9백50가구로 인천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단지여서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