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양대행업계에선 "시장이 죽었다"는 말이 실감나게 나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으로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입질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마케팅 업체인 A사 관계자는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은 벌써 한여름 비수기"라며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분양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난 5월 이후 2백실 안팎의 신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은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곳으로 몰았던 자양동 '스타시티'의 분양이 끝나면 소비자의 시선이 나머지 단지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강남에서 오피스텔을 분양 중인 C사는 전단을 수만부씩 뿌려도 고객의 반응이 없자 아예 미계약분을 덮어뒀다가 가을께 분양을 재개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9월까지 소비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작아 그냥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며 "분양 최전선에서 만나는 소비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투자여력를 가진 자산가들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신 현금 보유에 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장이 얼어붙자 일부 모델하우스에서는 아줌마 아르바이트부대까지 동원하며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개발업체인 D사 관계자는 "조금만 참으면 투자심리가 되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