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에이브러햄 미국 에너지장관은 24일 테러리스트들이 '더러운 폭탄' 제조를 위해 핵물질을 탈취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보다 철저한 보안.경비가 필요하다는 의회의 지적에 따라 미국내 핵무기 연구소들에 대해 '총점검'을 지시했다. 에이브러햄 장관은 이날 오후 짤막한 성명을 통해 국가핵안전청(NNSA) 린턴 브룩스 청장대행에게 국내 핵무기 연구소들에 대해 "광범위한 경비 총점검"을 실시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경비상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에이브러햄 장관은 "최근 핵무기 연구소에서 보안.경비상의 문제들이 발생한 것을 거울삼아 브룩스 청장대행의 경비 계획은 적극적이고 원대한 것이어야 하며 교정조치를 통해 보다 확고한 책임감과 신뢰를 확보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찰스 그래슬리 상원 재무위원장(공화.아이오와주)는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핵무기 연구소들에서 발생한 열쇠 분실, 경비원 근무태만, 컴퓨터 도난, 플루토늄 분실 사고 등의 문제점을 열거하며 "우리의 핵비밀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질타했다. 미 의회 조사기관인 회계감사원(GAO)도 지난주 공개한 한 보고서에서 봉인상태로 보관되는 스트론튬-90, 코발트-60, 세슘-137, 플루토늄-238, 플루토늄-239 등 방사능 물질들이 매년 미국에서 실종되거나 도난당했다가 대부분 회수됐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지난 95년 이후로 총 612개의 방사능 물질이 실종됐다고 보고됐으며 이중 254개만이 회수됐다고 GAO는 밝혔다. GAO는 특히 방사능 유출이 많은 스트론튬-90에 의해 가동되는 구소련권 그루지야소재 12개의 발전기가 '더러운 폭탄'을 제조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전기 발전기 대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경비원들이 배치된 상태지만 구소련 전역에는 1천개 이상의 발전기가 산재해 있으며 적절한 보호 조치도 미비한 상태라고 GAO는 강조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