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발부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18일 밤 11시30분께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서울구치소로 떠나기 앞서 "내가 현대로부터 150억원 상당의 CD(양도성 예금증서)를 받았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아니다"고 거듭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박씨는 소회를 묻자 옅은 미소를 보이며 "억울한 점은 없다. 앞서 아무 책임도없는 분들이 구속됐는데 내가 구속이 안되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그러나 150억원 CD와 관련된 부분은 현재 특검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흐름을 쫓고 있으니 사실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400억원 수수의혹과 관련, "특검에서 그 부분을 내게 물어보지도 않았고또한 진술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박씨는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때 특사역할을 한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문제에 있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법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씨는 또 "앞서 얘기했듯 꽃잎이 진다고 해서 바람을 탓하지 않겠다. 다만 한잎 차에 띄워 마시면서 살겠다"고 말한 뒤 작가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한강' 7.8.9권을 소지한채 구치소로 향했다. 박씨의 구속영장은 이날 오후 10시50분께 발부됐으며, 서울지법 영장계 직원들은 박씨의 구속영장과 함께 제출한 소명자료가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이기호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비해 2배가 넘는 분량이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