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생산과 소비, 투자와 고용 등 대부분의 경기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증가세가 둔화되는등 실물경기의 하강국면이 심화되며 좀처럼 회복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5일 내놓은 '5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현 경기국면에 대해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KDI는 4월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월대비 1.8%에 그친 반면, 소비와 투자부진으로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높아져 11.5%에 달했다며 소비부진이 생산과 투자부진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 경기수준을 보여주는 4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 하락하며 99.1에 그쳤고 기업경기 실사지수(BSI)가 5월에는 전월보다 더 낮아진 84.7로 7개월 연속 100미만을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 역시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지난 2년여간 내수와 고용을 지탱해온 축이었던 서비스 부문의 침체가 더욱 심각해 3월중 서비스 생산이 전년 동월대비 0.3%가 감소하며 99년 지수 작성 이래 처음 감소한 것은 물론, 아직 발표되지 않은 4월 서비스 생산지표는 더욱 악화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내수부진을 상쇄해 오던 수출도 호조세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으나 5월중 증가율이 4.4%로 4월(19.6%)에 비해 크게 둔화된 점도 경기부진의 징후로 꼽았다. 고용시장의 상황 역시 심각해 4월중 취업자수가 지난해 4월보다 0.7%나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3월중 정액급여 상승률도 지난해 평균(12.1%)에 비해 상당폭 꺾인 9.1%에 머물렀다. 그러나 KDI는 이라크전 종결로 4월 이후 국제유가 안정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의 급락세 진정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로급등세를 거듭하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 역시 5월에는 0.83%포인트까지 하락한 점은 '긍정적 지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미국경제의 회복 가능성과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가시화 등에 따라 경기하강을 완충할 수 있는 요인들이 일부 나타나고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부동산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