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철도.지하철 부문 노동조합이 모두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게 되면서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민주.한국노총의 세력판도에 급속한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5일 민주.한국노총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와 대구.인천 지하철 노조가실시한 민주노총으로의 상급단체 변경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조합원 7천300여명이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전국의 철도.지하철 부문 7개 노조원 4만1천190명을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돼 조합원 수 증가는 물론 향후 대정부 교섭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노조의 '민주노총행'은 지난해 11월 한국노총의 산파역을 했던 조합원 2만1천540명을 둔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에 이어 나온 것으로 다른 산별연맹의 '민주노총행'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노동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양 노총의 조합원 수는 지난 95년 민주노총 창립 당시 민주노총 40만6천여명, 한국노총 120만8천여명에서 2001년말 현재 민주노총 64만3천여명, 한국노총 87만7천여명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더욱이 공무원노조의 경우 현재 조합원 수 8만5천여명을 둔 '전공노'가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노조가 정식 허용될 경우 가입자가 2-3배가량늘어나면서 양 노총의 조합원 수가 역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8만명의 조합원을 둔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도 일선 현장에서 상급단체 변경 요구가 대두되고 있어 한국노총을 긴장시키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새정부 들어 민주노총 출신들이 청와대 등에 대거 포진한데 이어 주요 노조들의 민주노총행이 늘면서 노동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