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의 `영건' 제춘모(21)가 선발 마운드에 복귀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고졸신인으로 당당히 선발 주축을 꿰차 9승(7패)을 올렸던 제춘모가 올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잠시 밀렸었지만 선발투수로 복귀해 이전의 위력적인 피칭을보여주고 있는 것.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3위 삼성에 불과 1게임 앞선 팀 단독선두를 지키고 있는 SK로선 이날 경기가 초반 페넌트레이스 선두 쟁탈전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여서 선발 중책을 맡은 제춘모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나선 제춘모는 8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다 점수차인 12-0 완봉승을 이끌어 김응룡 감독과 사제간 대결로 긴장했던 조범현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직구는 최고구속 143㎞이었지만 구석을 파고드는 예리한 슬라이더,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두뇌피칭은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삼성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1, 2, 4, 7, 8회를 모두 삼자범퇴시켰고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몰렸던5회도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는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까지 발휘했다. 장타력과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승엽과 마해영도 제춘모를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를 뽑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제춘모는 지난해 고졸 신인답지 않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올해 메이저리그 출신 조진호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채병룡때문에 중간계투진으로 밀려나야 했다. 제춘모는 팀의 필요한 순간마다 미들맨으로 등판해 1구원승과 5홀드를 기록하며제몫을 다했고 최근 조진호가 2군으로 강등되면서 선발투수로 리턴할 수 있었다. 지난 24일 선두를 다투는 현대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던 제춘모는 이날 경기에서도 귀중한 승리를 팀에 안겨 SK 선발 마운드의 축으로자리잡게 됐다. (인천=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