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90년부터 전직원들에게 연구개발 기술만 별도로 교육하는 첨단기술연구소(첨기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신입사원은 입사 후 연구소에서 4백쪽 분량의 전자입문과정 교재를 마스터해야 한다. 첨기연이 교육시키는 인원만 연간 3천명에 달한다. 게다가 퇴직자의 재취업까지 알선, '한 번 삼성맨은 영원한 삼성맨'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2001년부터 서울 태평로 본사 1층에 CDC(Career Development Center)를 설립,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회사가 인재양성에 적극 나서다보니 노사분규는 끼어들 틈이 없다. 인적자원 관리가 21세기 경영의 핵심전략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인재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처럼 직원을 한 번 선발해놓고서 평생동안 소모품처럼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제경쟁에서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원재교육은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충성도 제고에도 기여,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투명경영업체로 꼽히는 유한킴벌리도 재직근로자에 대한 능력향상교육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기능직 사원 1인당 연간 2백∼3백50시간의 교육시간을 확보해 주고 있다. 직원들은 사내에 마련된 마케팅스쿨, 물류대학, 환경경영스쿨 등에서 자발적인 자기계발 기회를 갖게 된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노사관계가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무노조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유한킴벌리 SK텔레콤 포스코 등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회사에서는 노사 마찰을 찾아보기 어렵다. 직원교육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이는 곧 회사발전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로자의 능력향상교육에 적극적인 기업은 아직까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대다수 기업들이 체계적인 인적자원 관리보다는 생색내기식 투자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고용보험에서 보험료 납부액의 2백50%까지 훈련비로 지원해주고 있으나 직원들의 능력개발에 나서고 있는 기업은 50%에도 못미친다. 게다가 국내 직업훈련의 96.4%(2001년 기준)는 단순한 업무향상 훈련에 집중돼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주섭 박사는 "그동안 국내 노사관계는 임금,인력조정 등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안들에 대한 힘겨루기 문화가 보편화돼 있어 전직교육이나 재교육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받아 왔다"며 "재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한 회사들의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점을 보더라도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야말로 산업평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지적했다. [ 특별취재팀 ] ----------------------------------------------------------------- 특별취재팀 : 윤기설 노동전문(팀장).김홍열(산업부 대기업팀).김형호(건설부동산부).이정호(경제부 정책팀) 기자.양승득 도쿄.오광진 베이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