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초고강도 대책이 발표된 23일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잠적했다. 그나마 문을 연 일부 업체들은 정부 대책과 적용 시기, 시장에 미치는 파장 등을 묻는 전화에 시달렸다.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시장이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메가톤급 대책이 나와 모두 얼어붙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양주 등 투기과열지구에 새로 편입될 지역에서는 분양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반면 최근 분양 중인 주상복합아파트는 이번 조치에서 비껴가 계약률이 치솟는 등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 일제히 문 닫은 중개업소들 국세청의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도 광명 분당 일산 등 주요지역 중개업소들이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했던 구리 토평지구에서는 국세청 직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전체 3백여개 업소 가운데 90% 이상이 문을 닫았다. 이날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거래가 완전히 실종됐다. 국세청 직원들이 일제히 단속에 나선 데다 매수ㆍ매도자 모두 관망 분위기로 돌아선 탓이다. 개포동 강남공인 정창성 대표는 "이번주 들어 거래가 부진해진 가운데 국세청 단속마저 시작돼 거래가 실종됐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치동 현대공인 이영재 실장은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특히 부동산 과다 부유자에 대한 중과세 조치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청약과열지구 분양권 전매금지에 '아찔' 새로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되는 동두천 양주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은 '폭탄을 맞은 듯한' 분위기다. 떴다방(이동중개업소)들도 모습을 감췄다. 당초 예상됐던 초기 프리미엄(웃돈)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여 대규모 계약미달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양주시 소재 J공인 관계자는 "당초 떴다방들이 폭탄 돌리기식 거래로 초기 웃돈을 1천만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는데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는 바람에 힘들게 됐다"며 "프리미엄 형성이 저조하거나 안되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 확대로 일부 분양권값은 이날 즉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남양주 덕소 소재 한 아파트 분양권은 2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반면 이번 대책에서 벗어난 상품은 여전히 투자열기로 뜨겁다. 서울 송파구 잠실 소재 한 주상복합은 23일 하루 계약률이 90%에 육박하고 웃돈이 3천만원까지 붙었다. 또 광진구 자양동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 견본주택에는 방문객 행렬이 이어져 40분씩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조성근ㆍ송종현ㆍ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