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뜨겁다] 재건축 아파트 값 '거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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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재건축이 확실한 아파트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아파트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는 수도권으로 확산된데 이어 이젠 지방으로까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안정대책이 전혀 먹히지 않고있는 모습이다.
◆지칠줄 모르는 상승=지난 5월12∼17일 사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재건축 아파트의 급등에 힘입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평균 0.5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올들어 아파트값 상승률이 0.5%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추석 이후 조정에 들어갔던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지난 2월 저점을 형성한 뒤 3월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주도했다.
주택유형별로 보면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의 상승률이 1.73%로 일반 아파트값 상승률(0.29%)보다 6배 가까이 높았다.
구별로 봐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밀집한 강동구(1.77%) 송파구(1.09%) 강남구(0.88%) 등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개별 아파트별로 보면 최근 1∼2주 만에 1천만∼4천만원 정도 오른 단지가 수두룩하다.
강동구 고덕주공,송파구 잠실주공 가락시영,강남구 차관 개나리 영동 등이 그런 단지들이다.
재건축이 불확실한 단지들도 급등세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서울시의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무시하고 일정대로 안전진단을 진행키로 하면서 재건축이 확실하든 불확실하든 가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초강세다.
부천 안산 군포 성남 인천 등지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지난주 3% 이상 급등했다.
이제는 천안 대전 대구 등 지방시장에서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에서도 재건축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좋은 재건축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왜 재건축인가=재건축 아파트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오는 7월 실시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7월 이후에는 재건축이 어려워지면서 재건축이 확실한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건축이 불확실한 단지들도 지자체들이 7월 이전에 안전진단을 통과시켜줄 움직임을 보이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를 내놓은 것도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의 한 원인이다.
재건축 조합원 지분은 전매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리해 투기꾼들이 선호하고 있다.
정부의 콜금리 인하 및 경기부양 움직임도 재건축 아파트값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재건축 아파트인 강남구 도곡동 도곡주공 1차의 청약이 최고 4천7백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데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분양권 전매금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투기꾼들이 재건축 대상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의 시세는 거품이 많다고 지적한다.
7월 이후 재건축 규제가 본격화되면 재건축이 어려워지는 단지들은 급락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옥석을 가려서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