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표적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이 지난해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지도체제를 재구축하고 새로운 당 강령을 채택했다. 사회당은 18일 중부 디종에서 제 17회 전당대회를 폐막하면서 당의 단합을 과시하고 집권 우파에 대해 "사회주의자들의 복귀"를 선언했다. 사회당은 지난 16일부터 3일 동안 계속된 이번 전당대회에서 프랑수아 올랑드현 총재(제1 전국서기)를 재추대키로 하고 올랑드 총재가 발의한 '좌파 개혁주의'를당 강령으로 채택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사회당이 펼칠 정치노선의 기본이 될 새 강령은 지난 16회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당강령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세계화, 자본주의 변화에 따른사회주의 쇄신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극우파에 패배한 것이 사회당의 '우경화' 때문이라는 비판을 수용해 저소득 노동자계층을 위한 정책을 보강하는 등 좌파 색채를 다소 강화했다. 사회당내 급진좌파들인 '누보 몽드'(Nouveau Monde 새 세계), 신사회당(NPS) 등소수 계파는 올랑드 총재의 재추대에 합의하고 오는 22일 열릴 총재 선거에 후보를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 총재 선거에는 올랑드 현 총재가 단독 입후보하게 됐으며 그의 재추대가 확실시된다. 올랑드 총재는 폐막식에서 지난 대선 패배의 페이지를 넘기고 우파에 대항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거듭 나겠다며 "사회주의자들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올랑드 총재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 맞서겠다며 연금,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우파와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총재는 특히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는 연금 개혁에 관해 "우리가 집권하면 이를 채택하지 않겠다"며 정부에 연금개혁안 철회를 촉구했다. 올랑드 총재는 녹색당, 공산당 등 리오넬 조스팽 전총리가 이끌던 전 정부에서연정을 구성했던 정당들을 포함해 좌파 정치단체들과 집권시에 대비한 새로운 '정부구성 계약'을 맺겠다고 밝혔다. 사회당은 이로써 당내 이견을 봉합하고 올랑드 체제를 재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나 강력한 좌파 야당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회당은 조스팽 전총리가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에게 패한 지난 대선 이후 당내 지도력 부재와 함께 표류해 왔으며 유권자들에게서도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3 방송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좌파가 우파보다 연금제도를 더 잘 개혁할 것이라고 말한 응답자는 24%에 불과하고 70%가 연금개혁정책을우파에 비해 "더 잘못 수행"하거나 "더 잘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