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2~3개의 겹치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영위하는 이른바 '프리터(Freeter, Free+Arbeit)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구직자 3천156명을 조사, 14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현재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46%는 '두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으며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구직자가 37%, '네 가지 이상'이 17%를 차지해 대부분 겹치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는 '심각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응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자유로운 시간 활용을 위해'(25%), '기업의 획일적인 조직문화가 싫어서'(11%), '직장생활로 받는 스트레스가 싫어서'(5%)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유가 구직난 때문만은 아닌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낮에는 사무보조, 밤에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10여 가지 동호회 활동을 하는 윤모(24)씨는 "다양한 경험도 쌓고 개인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며 "당분간은 정규직으로 취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잡링크의 한현숙 사장은 "일본에서 경제불황기 젊은이들의 삶의 양식으로 나타난 프리터족이 우리나라서도 늘고 있다"며 "'취업난을 피하기 위한 도피수단'과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식'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