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앞두고 간경화로 투병중이던 아버지에게 현역군인과 의무경찰인 아들이 각각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수술을 받게했다. 대전 북부경찰서 방범순찰대와 육군 제1288부대 통신병으로 각각 근무중인 허길수(22) 수경과 고동림(22) 이병이 보은(報恩)의 주인공. 허 수경은 10여년전 간경화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던 아버지 허창용(46)씨 곁에서 줄곧 병간호를 해오다 재작년 의무경찰에 입대하게 됐다. 그러나 제대를 4개월여 앞둔 지난달 중순 아버지가 간경화에 합병증까지 겹쳐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자 허 수경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간 60%를 떼어내 드리기로 결심,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허 수경은 "자식으로서 당연히 해야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제대후 의대에 진학해 아버지와 같은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 허씨도 "꼭 건강하게 퇴원해 못다한 아버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하루 앞선 지난달 28일 고 이병도 이 병원에서 자신의 간 일부를 적출, 아버지고석문(50)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2개월전 입대한 고 이병은 간경화이던 아버지가 간암으로까지 악화되자 휴가를자청해 수술대 위에 눕게됐다. 두 부자의 수술을 담당한 조재원 교수는 "간이식을 받은 사람의 5년이상 장기생존율은 65~70%이고 특히 이들과 같은 생체 부분간이식은 정상인의 간을 이식하기 때문에 성공률도 80~85%에 이른다"며 "정상적인 간은 전체의 70%를 잘라내도 절제후 3개월이면 이전과 거의 똑같은 크기로 재생되기 때문에 기증자에게 큰 건강상 지장은없다"고 설명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몸소 효를 실천한 두 아들은 7일 병상에서 회복중인 아버지에게 카네이션 한송이씩을 달아드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