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생활에 대해 대체로 살기 쉽지 않지만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은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등과 공동으로 민주노총 조합원 5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동자 문화실태 조사보고서'를 최근 펴냈다고 1일 밝혔다. 조사에서 생활이 힘든가 순탄한가를 묻는 질문에 '힘들다'는 답이 30.2%로 '순탄하다(27.8%)'를 앞섰으나 행복도에 대해서는 '행복하다'는 응답자가 50.4%로 '불행하다(9.0%)'를 압도했다. 직장생활과 관련, '나보다는 기업이 우선이다'는 문항에 대해 46.0%는 '그렇지않다'고 밝힌 반면 '그렇다'는 답은 17.8%에 그쳤으며, '우리 회사는 평생 몸담아야할 직장'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가 37.2%로 '동의한다(33.8%)'를앞서 IMF 이후 평생직장 의식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추구하는 바로는 '가정에 대한 충실'이 42.3%로 '개인의 자유(35.0%)','직장에서의 성공(11.2%)', '노조활동 충실'(2.5%) 등을 앞서 사회적.집단적인 목표보다 가정.개인적 행복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사회운동과 관련, '집회시 경찰의 폴리스 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는 33.7%가 동의하고 35.5%가 동의하지 않았으며, '시민이 지지하지 않는 파업은 자제해야 한다'에 대해서도 35.2%가 동의하고 37.6%가 동의하지 않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 72.7%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62.4%가 부정해 비정규직 차별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형태는 자가가 57.9%, 전세 35.0%, 기타 4.5% 등으로 평균 집 넓이는 26.4평, 방 개수는 2.8개였으며, 승용차 보유자는 71.5%로 특히 생산직중 79.2%가 승용차를 가져 사무직의 자동차 보유 비율 65.8%를 앞섰다. 주식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14.5%만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답했으나 이중 69.9%가'손해를 봤다'고 답한 반면 4.9%만이 '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소비생활과 관련, 의류 등 패션물품을 구입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소로 52.1%가'실용성'을, 26.4% '저렴한 가격'을 각각 꼽았으며, '명품 소비는 상류층으로 보이는 수단'이라는 항목에 대해 '그렇지 않다(48.2%)'가 '그렇다(33.9%)'를 앞서 최근의 '명품 신드롬'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생활에 즐기는 놀이종류로는 PC게임 27.9%, 바둑 12.2%, 장기 5.6%, 화투 5.4% 등이 꼽혔으며, 레저.스포츠로는 축구가 17.9%로 가장 많았고 이외는 조깅.등산.당구 등의 순서로 선호했다. 또 지난 1년간 본 영화편수를 조사한 결과 '2∼3편(26.8%)', '본 적 없다(23.9%)', '4∼5편(15.0%)'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같은 기간 공연 관람횟수는 '본 적 없다(63.4%)'는 답이 가장 많았다. 선호하는 음악장르(복수응답)는 발라드 59.5%, 트로트 37.3%, 클래식 26.3%, 댄스뮤직 23.1%, 노동가요 21.9% 등이 꼽혔다. 음주횟수는 '일주일에 1∼2번'이 51.3%, '한달에 1∼2번' 28.9% 등이었고 좋아하는 술 종류로는 맥주가 55.6%, 소주 30.5%, 전통주 30.5% 등으로 나타났다. 방송채널 선호도는 MBC 37.0%에 이어 SBS(29.0%), KBS 1(25.8%), KBS 2(6.2%)의차례로 조사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