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서울 강남권을 기점으로 수도권까지 급속히 확산됐던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세가 작년처럼 일반아파트로까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나홀로 장세'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일반아파트의 경우 일부 재건축단지 인근에 있는 단지만 심리적 기대감으로 호가가 소폭 올랐을 뿐 실거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과잉 기대감으로 들떠있는 지금의 재건축 아파트값 열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게 중개업계와 부동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2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최근 1∼2주간 서울 수도권의 10∼25평형 저층 재건축단지의 가격은 '이상 급등'했으나 일반아파트와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강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스피트뱅크는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37% 올라 이전 주(0.14%)에 비해 두배 넘게 올랐지만 이는 일부 재건축 단지의 급등세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오름폭을 보인 곳은 역시 서울 강동구다. 지난주에만 무려 2.69%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평균 상승률보다 7배 이상 높은 상승폭이다. 그러나 강동구도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고덕주공 저층단지가 최근 2주새 3천만∼7천만원,둔촌주공이 1천만∼2천5백만원씩 올랐을 뿐이고 인근 일반아파트는 보합이나 강보합에 그쳤다. 강남구도 마찬가지다. 고덕주공아파트 상승의 여파로 고덕주공과 재건축 추진 여건이 비슷한 개포지구 주공아파트가 지난 주 1천만∼4천만원 올랐을 뿐 일반아파트값은 변화가 없었다. 이른바 서울·수도권 집값의 선행지수로까지 불리는 강남권 일반아파트의 매매가 변동폭은 미미했다는 조사 결과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나홀로' 급등세를 연출한 셈이다. 수도권 5대 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주 5대 신도시의 매매가는 0.11% 상승에 그쳤다. 그 전주와 비슷한 상승률이다. 게다가 전셋값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특히 분당과 일산에서는 별다른 가격상승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수원 광명 부천 등지의 재건축단지는 값이 크게 뛰었다. 이들 지역의 재건축단지는 지난주 평균 0.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전 주보다 2배 가량 높은 상승률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도 일반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전세값 또한 보합세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종전에 따른 막연한 기대감 외에는 뚜렷한 호재가 없고 정부의 투기억제의지가 강한 데다 경기불안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최근 재건축 이상 급등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