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는 등 재건축 추진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의 대표아파트로 꼽히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입주자들 사이에서 재건축 시동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아파트 시공실적 15위 이내 건설회사들을 대상으로 재건축계획안 현상공모에 나섰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오는 25일 마감예정인 현상공모에서 당선된 회사에 재건축 시공권을 주기로 결정하는 등 재건축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재건축계획안을 현상공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상공모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한 재건축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재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 리모델링을 주장하는 일부 입주민들에게 재건축이 더 효과적이라는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박순태 회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인 만큼 앞으로도 아파트문화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재건축계획안을 마련해줄 것을 관련업체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녹지비율을 크게 늘리고 현재와 같은 가구수로 다시 짓는 1 대 1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아파트는 76∼79년 사이에 준공된 52개동 3천8백96가구다. 가구당 대지면적은 12.3∼38.6평이며 현재 용적률은 동에 따라 1백17∼2백46%다. 하지만 서울시가 강남지역의 재건축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일부 주민들은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입장이어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