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과학고와 같은 특수목적고교와 자립형 사립고교 학생들의 외국대학 진학률이 해마다 늘고 있다. 17일 서울 대원외국어고는 교내 유학반 학생 36명 전원이 올해 미국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스탠퍼드대 등 명문대학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지난 98년부터 영어성적이 뛰어나고 해외대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유학 프로그램(SAP)을 운영, 방과 후에 미국 대학수능시험 격인 SAT Ⅰ.Ⅱ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왔다. 서울과학고도 지난해 1명에 불과했던 해외대학 진학생이 올해에는 하버드 2명,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4명, 스탠퍼드대 2명등 11명으로 늘어났다. 자립형 사립고인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에서는 지난 2월 졸업한 해외유학반 학생 17명 전원이 올해 미국과 영국 등 해외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이처럼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학생들의 해외유학이 느는 것은 수능시험과 논술 등의 성적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국내 대학보다는 개인의 적성이나 장래성 등으로 선발하는 외국대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울과학고 김인규 교사는 "고교때부터 입시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제도에 싫증을 느껴 해외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스탠퍼드대 정시모집에 합격한 대원외고 졸업생 김수민양(20)은 "수능과 암기식 교육 위주의 고교 생활에 만족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비정부기구(NGO)나 국제기구 등에서 활동하고 싶었던 꿈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