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전후처리 모델로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이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이라크의 모델이 아니라고 16일 미국내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뉴욕 쿠퍼-유니언대 아니타 그로스먼, 뉴욕대 메리 놀런 교수 두 유럽역사 학자들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공동기고한 '독일은 이라크 모델 아니다(GermanyIs No Model for Iraq)'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말하고 "2차대전 이후 연합국 공조하의 점령을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무장해제와 나치청산, 민주화, 경제개발 등 패전 독일 처리에 당시 영국과 프랑스, 소련이 참여하고 유엔이 난민과 인도적 지원을 떠맡았지만 이라크 상황과는 그차이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그로스먼ㆍ놀런 두 학자는 미국은 전후 독일 점령 당시 사법처리와 보복보다는안정과 재건을 우선했다고 전하면서 많은 독일인들이 심문을 받아 투옥되고 수백명의 전범들이 연합군과 미국 법정에 의해 처리됐으나 나치 청산은 독일 법정에 넘겼고 법정은 수십만건을 청문과정도 없이 신속 기각되고 단 1%만 실형을 선고했다는점을 예로 들었다. 두 전문가는 미국이 이라크 전후처리에서 유엔과 다른 나라에 기껏해야 부수적인 역할만을 맡기고 혼자 인도적 지원과 재건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은 돈이 될 전후복구 계약들을 수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1945년 미국은 인종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동질성을 가진 (독일)사회를 점령했지만 이라크는 종교적, 인종적 갈등으로 찢겨지고 전쟁ㆍ제재들로 황폐화됐다며 오랜 전쟁은 독일인들을 지치고 고분고분케 했지만 이라크인들은 지금 자포자기에 폭발하기 쉬운 정서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로스먼 교수 등은 독일은 미국을 해방자로 환영하지않았으며 적으로보지도, 공개적으로 점령에 저항하지도 않았지만 이라크인들의 반응은 더 복잡해 미군을 보는 시각이 구원, 의심, 공개적 저항 등이 뒤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