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법질서를 회복하고 조속히 신정부를 출범시키지 않을 경우 내전이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12일 경고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집권 국민민주당 간부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사담 후세인정권을 전복시킨 연합군이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등 종파 부족간 대립을 방치할 경우" 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사프와트 엘-셰리프 공보장관에 따르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의 정책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면서 "조속한 연립내각 구성"이 안정을 회복하고 이라크인들의 무장 저항을 막는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의 "혼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다양한 부족들과수니, 시아파를 포함한 종파 및 쿠르드족 간 충돌로 비화할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라크의 영토적 통합을 유지하고 분열을 허용치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하루 전 TV 연설을 통해 연합군이 아닌 유엔이 이라크의 법질서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유엔은 이라크 민간인과 건물을 보호하고 혼란을 저지할 책임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라크 내 미국과 영국군이 법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라크에서 현재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약탈행위는 이라크 국민이오랜 세월 탄압을 받아와 자각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1981년 이후 집권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통적인 친미 정책과 이라크 전쟁을막기위해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에도 500여명의 시위대가 "무바라크, 당신은 겁쟁이. 미국의 앞잡이"라고 외치며 현정권의 친미노선을 공개 비난했다. 또 최근에는 인권운동가와 정치운동가 등이 현 정부의 반전시위 탄압을 이유로무바라크 대통령 등 지도부를 검찰에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