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名匠) 열전' 제67회 마스터스골프대회가 11일(한국시간) 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놀골프클럽(파72)에서 열전에 돌입했다. 93명의 출전 선수들은 악천후로 1939년 이후 64년만에 1라운드가 연기된 바람에 현지시간 오전 7시30분이라는 이른 아침 경기를 시작, 하루 36홀을 돌아야 하는 마라톤 라운드에 나섰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선수들은 우천에 대비해 비옷을 단단히 차려 입은 모습이었다. 80년부터 22년간 지켜져왔던 골프 원로의 시타가 없어 첫 티샷의 영예는 88년 마스터스 챔피언 샌디 라일(영국)에게 돌아갔다. 71년 우승자 찰스 쿠디(미국)와 73년 챔피언 토미 에이런(미국) 등과 함께 첫 조로 경기에 나선 라일은 첫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 바로 앞에 떨궜다. 65세의 쿠디는 티샷을 하기 직전 티박스 주변에 모여든 관중들을 향해 "누구 대포(大砲) 있으면 빌려주쇼"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에 앞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후티 존슨 회장은 악천후로 1, 2라운드를 하루에 소화하기 위해 부득이 1번홀과 10번홀 동시 티오프하게 된 점을 관중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경기 시작 15분 전에야 관중 입장을 허용한데다 전통의 시타 행사가 없었던 때문인지 1번홀 티박스는 예년에 비해 다소 한산했다. 10번홀에서는 봅 에스테스(미국)가 첫 티샷을 때렸다. 비가 그친 코스는 어느 정도 제 모습을 되찾았지만 물에 흠뻑 젖은 그린과 페어웨이로 선수와 관중들을 다같이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가 시작된지 1시간이 지나서야 닉 프라이스(짐바브웨)가 2번홀(파5)에서 대회 첫 버디를 잡아냈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번홀부터 3번홀까지 내리 3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12일 0시 현재 단독 선두에 나서 돌풍을 예고했다. 대회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하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첫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출발이 삐끗했다. 우즈의 우승을 저지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 연속 보기로 우승 전망을 어둡게 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