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와 쿠르드족 무장 세력은 11일 이라크 3대 도시인 모술에 '무혈 입성'했다. 북부 거점인 모술을 지키던 이라크 제5군단(4개 사단,약 4만명) 사령관과 시장이 연합군에 항복했다고 미 CNN 등은 전했다. 이로써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 티크리트를 제외한 대부분 북부지역도 연합군 세력권에 들어갔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사담 후세인 정권은 이라크에 대한 중앙집권적 통제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끝났다"고 발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 정권은 끝났다. 그들은 조직적·집중적 측면에서 통제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승전 선언으로 풀이된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연합군이 여전히 후세인 추종자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음을 지적하며 "군사작전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도 바그다드 전역에서 약탈과 방화가 난무하자 미군은 치안 유지에 직접 개입키로 결정했다. 미군 제7해병연대 지휘관들은 10일 시내에서 벌어지는 약탈행위를 막고 시내 질서를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또 후세인 대통령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은신처 건물 잔해에 대한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군정→이라크 임시정부→이라크 자치정부'로 권력을 이양하는 3단계 이라크 통치계획을 밝혔다. 1단계에서는 미·영 연합군의 통제 아래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가 인도적 원조물자 조달과 물 의약품 공급 등의 행정권한을 갖게 된다. 2단계에서는 입법권과 집행권을 갖는 이라크 임시정부가 창설돼 ORHA로부터 행정권을 이양받는다. 임시정부 역할이 커지면 ORHA의 역할은 자문기구로 축소되고 임시정부가 이라크의 정치,경제 재건,새 헌법 제정 등을 맡게 된다. 이어 새로운 헌법에 기초한 선거결과에 따라 이라크 신정부가 탄생하는 게 마지막 단계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